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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2025-02-13

고전에서 배우는 웰다잉 ③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세네카

③ 세네카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현대의 우리는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웰다잉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오늘날, 웰다잉은 단순한 죽음 준비를 넘어 인생을 마무리하는 방식과 태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되었다. 특히 현재의 노인 세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떤 유산을 남겨야 할지를 깊이 고민한다. 그러나 세네카는 우리에게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보다, 우리가 지금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네카(BC 4~AD 65)는 로마의 정치가이자 스토아 철학의 대표적 사상가로 네로 황제의 스승이며 조언자였다. 네로의 통치 초기까지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이후 정치적 음모에 휘말리며 관계가 악화되었고, 결국 네로의 명령으로 자결했다. 이러한 굴곡있는 삶 속에서 그는 어느 때에도  철학적 성찰을 놓치지 않았다.


세네카가 남긴 여러 철학적 에세이 중 하나인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는 그의 대화편에 속하며 현대에는 [세네카의 인생론], [세네카의 인생 수업] 다양한 편집본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원전과 신뢰할 수 있는 번역을 바탕으로 이 글을 풀어가려 한다.


이 에세이는 우리가 흔히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시간을 헛되이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간의 삶과 시간의 본질을 탐구, 우리의 시간 활용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시한다. 세네카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미 없이 소모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이 관점은 웰다잉을 논할 때,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해야 함을 시사한다.



네로 황제와 세네카   출처 : 프라도 미술관



시간을 낭비하는 삶 vs. 시간을 소유하는 삶


세네카는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낭비하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하며 가장 큰 문제로 다른 것에 몰두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을 지적한다. 그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소유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네가 가진 재산을 낭비한다면 그것을 아깝다고 여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시간을 함부로 버린다."


사람들은 돈이나 물질적 재산을 잃었을 때는 그것을 아까워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허비하는 것에는 무감각한 경우가 많다. 세네카는 이를 지적하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이 아닌 타인의 기대와 요구에 맞춰 살아가며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는 사회적 의무, 불필요한 사교 활동, 끝없는 업무와 목표 달성에 매몰된 삶이 결국 자신을 소모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우리는 종종 바쁘게 사는 것이 곧 의미 있는 삶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세네카는 진정한 삶은 단순히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시간을 쓰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끌려다니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아무런 의식 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결국 인생 전체가 허망하게 흘러가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시간은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며, 한 번 잃어버리면 결코 되찾을 수 없다."


세네카는 우리가 시간에 대해 보다 주체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바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는 시간을 낭비하는 삶에서 벗어나 온전히 시간을 소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의 요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시간을 쓸 것인지 깊이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세네카의 고대 흉상   출처 : Wikipedia


소유하는 삶을 위한 실천적 태도


세네카는 우리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더 의식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사람들이 삶의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깨닫지만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되어버린다고 경고한다. 


"끝없는 욕망과 과도한 사회적 기대에서 벗어나라."

다른 사람의 기대나 사회적 관습에 맞추느라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정말로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욕망이 끝없이 확장될수록 삶은 불안과 불만족으로 가득 차게 된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시간을 배분하라."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거기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의미 없는 의무감이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대신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오직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라."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 휩싸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현재를 충분히 살아야만 삶 전체를 후회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



스페인 코르도바에 있는 세네카의 동상   출처 : turismodecordoba.org


웰다잉을 위한 시간 사용법


세네카는 우리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올바른 태도로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사람들이 삶의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깨닫지만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되어버린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시간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붙잡고 소중히 다뤄야 할 자산이다. 삶을 충실히 살고자 한다면 시간의 주인이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네가 인생을 소유하고 싶다면, 먼저 현재를 소유하라."

세네카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을 줄이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삶의 자세라고 말한다.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을 길게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살라는 조언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곧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웰다잉의 핵심이다. 삶을 충실히 산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루카 조르다노 - 세네카의 죽음(1684)   출처 : 루브르 박물관


시간 속에서 삶을 찾다


 "죽음은 우리가 사는 방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오늘을 충실히 사는 사람은 언제든 죽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살아내느냐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의미 있는 선택을 한다면 마지막 순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웰다잉은 삶을 깊이 이해하고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세네카의 냉정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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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이라이프아카데미 연구원

동국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연극사와 작품연구를 강의하였다. 숭실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사회복지학 박사를 수료하였으며 초고령사회 보다 의미있는 인생의 후반기를 보내기 위한 문화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과 좋은죽음을 위한 프로그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에덴낙원의 기획실장 및 이라이프아카데미의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