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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이 그림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②

이 그림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② 빈센트 반 고흐, "화가의 방(The Bedroom)"


Vincent van Gogh(1853-1890), Self-Portrait(1887)   출처 : Wikipedia

고흐는 화가로서 가장 기구한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변덕스럽고 고집이 강했던 그는 16세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단 화랑에서 일하다가 런던으로 파견되었다. 하지만 그곳 손님들과 잦은 논쟁으로 결국 해고를 당하였다. 1877년부터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나 1년 만에 신학교를 그만두었고 1880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전에 한 번도 그림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던 그는 사촌 매형 안톤 모브에게 짧게 수업을 받고 미술 학교에 등록했다. 그는 평생 가난에 시달린 나머지 가장 싼 재료를 구입한 것은 물론, 한번 완성한 그림 위에 다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1890년 스스로 가슴에 총을 쏜 후 이틀 후에 사망했다. 자살한 지 11년이 지나 파리에서 그의 그림들이 전시되었고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자살 전 그렸던 900여 점의 작품들이 화제가 되며 팔려 나갔고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림의 장소인 프랑스 아를, 노란 집 앞의 안내판  출처 : 작가 제공

자신의 침실을 그린 화가의 방 혹은 아를의 침실(Bedroom in Arles)이라고도 불리는 세 작품은 처음부터 팔기 위해서 그려진 것이 아니었다. 각 버전에는 색상과 기술이 약간씩 다르다. 정기적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에게 금전적, 정신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주었던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그림들이다. 고흐가 고갱과 함께 하려고 꾸며놓은 방을 그린 그림이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흐는 자신이 이 그림의 색감, 구조, 표현방식 등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휴식과 수면을 뜻하는 것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반 고흐 미술관   출처 : vangoghmuseum.nl


Vincent van Gogh - The Bedroom(1888.10)
oil on canvas, 72.4cm x 91.3cm
출처 : Van Gogh Museum, Amsterdam(vangoghmuseum.nl)

고갱에게 보낸 편지에도 자신이 고갱과 함께 지낼 방을 잘 꾸미고 기다리겠다는 내용이 있으며 첫 번째 스케치도 함께 보냈다. 2개월 만에 둘은 헤어지고 고흐는 귓불을 자르고 병원으로 실려간다. 퇴원해 방으로 돌아와 보니 1층에 놓였던 작품이 홍수에 의해 캔버스 천 뒤의 틀이 습기를 먹어 틀어졌다. 동생 테오에게 이 작품을 새틀에 끼워 팔아보라고 보냈으나 테오가 보기에 점점 더 손상이 올 것 같아서 고흐에게 되돌려 보내면서 한 점을 더 그려놓으라고 부탁한다. 1888년 10월에 제작된 원본 버전은 현재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Art Institute of Chicago)   출처 : Wikimedia Commons ⓒ ajay_suresh


Vincent van Gogh - The Bedroom, Second version(1889)
oil on canvas, 73.6cm x 92.3cm
출처 : Art Institute of Chicago(artic.edu)

테오의 충고대로 원작을 보고 고흐는 두 번째 작품을 생 레미 요양원에서 그린다. 벽에 걸린 작품들이 조금 다르게 묘사되고 있다. 이 버전은 작은 Reflica이며 현재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Art Institute of Chicago) 소장되어 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오르세 미술관   출처 : Wikimedia Commons ⓒ Chabe01


Vincent van Gogh - The Bedroom, Third version(1889.9)
oil on canvas, 57.3cm x 73.5cm
출처 : Musée d'Orsay(musee-orsay.fr)

고흐는 생 레미 요양원에서 예전에 그렸던 작품들을 몇 점씩 다시 그리기 시작했는데 화가의 방 세 번째 작품이 이때 그려진다. 사이즈가 작아지고 색감도 선명해진 것인데 이 그림은 1889년 9월 어머니의 칠순 생신 선물로 그렸다고 한다. 벽에 걸린 액자 작품들에는 수염 없이 말끔한 자신의 모습(마지막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과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두 번째 작품보다 약간 더 큰 작품으로 현재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Vincent & Theo(1990, 왼쪽), Lust for Life(1956, 오른쪽)   출처 : IMDb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의 관계는 매력적이고 극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그들의 우정, 협력, 그리고 결국 불화는 각자의 예술적 경력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반 고흐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인 귀가 잘리는 사건과 연결된다. 이후 점점 악화된 고흐의 정신 불안은 극도로 치달았고 알려진바 권총 자살로 결말이 났던 것이다. 이 극적인 관계를 다룬 영화가 Robert Altman 감독의 1990년작 Vincent & Theo가 있고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1956년작 Vincente Minnelli와 George Cukor 감독의 공동 연출작 Lust for Life라는 영화가 있다.

최근에 관심을 끌었던 OTT 아마존 프라임에서 로버트 알트먼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다룬 시리즈물 Vincent & Theo는 지금도 쉽게 시청할 수 있는데 원작과 비교하여 고흐의 정신적 상태와 강박감을 잘 표현했다고 호평을 받았다. 물론 제목처럼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라기보다 고흐 형제의 이야기가 중심 테마이지만 고갱의 합류에 대한 부분 역시 깊이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6년 2월 14일부터 5월 10일까지 진행된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기획전시를 소개하겠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기획전시 사진   출처 : Art Institute of Chicago(artic.edu)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아들과 함께   출처 : 작가 제공

네덜란드와 프랑스에 나뉘어 소장된 이 그림들을 한 장소에 모아 석 달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고흐의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반 고흐의 침실을 실물 크기로 3D로 재현한 것을 포함하여 대화형 터치 스크린으로 3개의 버전을 함께 비교하며 고흐의 붓놀림이나 색상에서 어떤 차이점이 보이는지 참여형 이벤트와 가장 마케팅 와우 포인트는 에어 비엔비와 함께 화가의 방을 그대로 재현한 방에서 하룻밤을 10달러에 예약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거의 3달에 달하는 기간 동안 일 평균 4600명 이상이 매일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역시 고흐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기획전이었다.


미술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Van Gogh's Bedrooms at the Art Institute of Chicago(반 고흐 기획전시 소개영상)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침실'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


강두필 교수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했다. Paris 소재 CLAP35 Production 대표 감독(CF, Documentary)이며, 저서로는 좋은 광고의 10가지 원칙(시공아트), 아빠와 떠나는 유럽 미술여행(아트북스), 모두가 그녀를 따라 한다(다산북스),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다산북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인의 CF 감독(살림출판사) 등이 있다. 전 세계 미술관 꼼꼼하게 찾아다니기와 매일의 일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고 편집해 두는 것이 취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