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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Ageism(연령차별) - 노년세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

이스라엘에서 배운 지혜의 유산


⑩ Ageism(연령차별) - 노년세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


우리 사회의 노년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노년세대에 대한 차별, 편견, 그리고 고정관념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연령차별은 노년세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최근 음식점, 카페 등을 대상으로 ‘노시니어존’ 혹은 ‘노실버존’이 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bank ⓒJV_WONSUNG


금지연령은 40대부터 시작해서 60대 이상까지 다양하다. 어린아이들이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주변에 방해가 된다 해서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업장들이 증가하면서 이번에는 ‘노시니어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른들이 목소리가 크고 예약 및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서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세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점점 차별이 심해지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이런 연령차별을 줄이거나 더 나아가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이와 같은 모습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WHO 세계 보건기구도 연령차별을 없애기 위해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2021년 보고된 캠페인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차별을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출처 : who.int


첫째, 연령 평등을 위한 정책 및 법 집행과 새로운 법률 제정, 둘째, 연령차별 감소를 위한 교육적 개입, 셋째, 세대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세대 간 접촉 개입, 그리고 넷째로 연령차별을 퇴치하기 위한 사회 캠페인 참여로, 미디어 광고를 사용하여 연령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 전개를 변경하는 것이다.


네 번째 전략이 중요해 보이는데 이는 연령 때문에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 감정, 행동을 변화시켜 모든 연령대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매우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을 비롯한 많은 국제사회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노년세대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


이 중에서도 독거노인의 경우 사회가 코로나 초기에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노년세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쌓여갔다. 무책임하며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사람들로 노년세대를 인식하고, 젊은 사람들보다 노인을 먼저 해고하거나, 근로자의 나이에 따른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연령에 따라 봉쇄 및 출구 전략을 설정, 그리고 생명을 구하는 치료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쟁 등과 같은 편향적이고 세대 간 긴장을 심화하는 일들이 일어났다. 사회적으로 원래부터 있었던 차별에 대한 인식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로 팬데믹에 따른 연령차별 문제와 이를 철폐하기 위한 사회적 캠페인을 하였다.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에 걸쳐 노인들이 겪는 불공평한 대우를 강조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캠페인을 하였다. 노년세대를 위한 대표적인 캠페인들을 소개한다.


1) Don’t fall into ageism (연령차별에 빠지지 마세요)


비영리 사회단체인 Vehadarta에 의해 제작된 캠페인은 이스라엘의 노인인구를 강화하고 사회가 노인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은 노인인구의 지위 향상이 이스라엘 사회 개선의 열쇠라고 믿고 이 캠페인을 통해 노인 고용을 촉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노인인구와 고용주간 연결을 추진한다.


팬데믹 기간에 60세 이상 노인들을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특별히 독거노인들을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만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벗어나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경제적 사회적 폐쇄 조치에 저항하며 주도적 사회계층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이들은 서명운동, 이메일 배포, 뉴스레터 발행, 소셜미디어 및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운동을 펼쳤다.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많은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캠페인을 조직한 단체를 밝혔다. 그들의 고통, 질문, 그리고 공감의 부분들이 실질적인 소통으로 이어지는 계기였다고 밝혔다.


2) Active Aging (활동적인 노화)



출처 : yazamut60.org


The Space for Initiatives 60+-라는 단체에서 주도하고,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보험회사 중 하나인 Migdal, 비영리단체 Zionist 2000, 그리고 하이파 시와 협력을 통해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이 캠페인의 목표는 이스라엘에서 노년의 인식 변화를 통해 연령차별적 담론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노인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들이 연령차별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준비하고 창작한 활동을 수행하였다. 동영상을 제작, 팟캐스트 녹음, 예술 전시회를 준비, 그리고 선언문을 함께 작성해서 정부 장관과 국회의원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청원서도 배포하는 일도 진행했다.


또한, 이 캠페인을 통한 소규모 노인 그룹들이 독거노인층인 홀로코스트 생존자 또는 일반 독거노인들에 심리적 지원을 제공했고, 독거노인 중 집을 떠날 수 없는 노인들에게 음식을 사서 배달하기도 하였다. 이 단체의 책임자는 이 캠페인의 목적이 팬데믹이라는 위기 가운데 노년세대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데에 있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참여한 노인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고 이들은 캠페인에 참여한 것 자체가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뒀다고 밝혔다. 노년세대에 실질적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캠페인이었다는 평가였다.


3) Age diversity (연령 다양성)


이 캠페인은 이스라엘 사회평등부(Ministry for Social Equality)에서 시행한 캠페인이다. 원래 이 부서는 사회평등부 이전에 2015년 8월까지 노인복지부(Ministry for Senior Citizens)로 활동해 왔다. 이 정부 기관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평등을 촉진하는 일을 담당하며, 특히 이스라엘의 노인들에게 권리를 제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연령 다양성 - 비즈니스 세계의 차세대"라는 표어 아래 시작되었다. 노인 고용에 대한 공공 담론을 촉진하고, 젊은 직원과 노인 직원으로 구성된 다양한 기업과 조직에서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캠페인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이 하나의 팀으로 일하는 것의 인식을 높이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였다.



출처 : gov.il


결국 이 캠페인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정부 부서는 고용주들 사이에서 연령차별을 줄이고 노인들을 노동 시장으로 복귀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캠페인의 목표는 "활동적인 노화"를 강조하여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것에 있었다. 결국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일하는 것이 이익이 됨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왜 노인과 젊은 노동자를 통합하는 일이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었다.


정부 부서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었기에, 철저한 조사와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시행되었고, 시행하기에 앞서 사전 및 사후 두 차례에 걸친 설문조사와 팬데믹 기간에 많은 사람이 TV와 인터넷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진행되었다. 팬데믹 이후 드러난 노인세대의 고용 문제와 차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이 캠페인을 통해 노동 시장에서 먼저 퇴출당하거나 무급휴가를 보내는 노년세대, 특히 노동할 수 있고 필요한 독거 노년세대 대해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위와 같은 캠페인이 이스라엘의 연령차별을 막고 사회구성원으로서 노년세대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기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여전히 이스라엘을 포함한 전 세계의 대다수 사람은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이 닥쳐오면 노년세대를 배제할 준비가 되어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과 시기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연령차별을 없애는 캠페인 및 여러 프로그램을 민간차원 및 정부 차원에서 실행하면서 세대 간 차별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영리 사회단체인 Vehadarta가 했던 Don’t fall into ageism (연령차별에 빠지지 마세요) 실제 캠페인의 문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카쉬쉬(קשיש)? 카쉬샤(קשישה)?

노인(남)이십니까? 노인(여)이십니까?




출처 : Vehadarta 공식 페이스북


사진에 등장하는 외모적 모습은 그저 노인에 불과하다. 하지만 사진 앞에 적힌 그들의 실제의 모습은 심리학자, 선생님, 식당 주인, 사진작가이기도 하고, 여자 판사, 작가, 패션디자이너, 요양보호사이기도 하라고 말한다. 외모로 노년세대를 판단하지 말고 이들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라는 이 캠페인을 통해 값진 삶을 살아가는 노년세대를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져준다. “지금 당신은 노년세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이범수 지역전문가

20여 년 동안 이스라엘에 거주하며 이스라엘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 성서학과를 졸업하고 Bar ilan University에서 이스라엘 학을 전공하였다. 주이 한국 대사관과 팔레스타인 대표사무소에 근무하며 지역 전반에 걸친 현안들을 경험하였고 현재 이스라엘 성서, 역사, 지리, 문화, 언어, 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