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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빛과 색채의 향연이 가득한 미술관

⑱마르모탕 모네 미술관(Musée Marmottan Monet)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이 미술관은 주로 클로드 모네의 작품들로 유명하며, 그의 수많은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정교한 마르모탕 저택에서 펼쳐지는 인상주의의 미학과 특별한 분위기에서 예술적 경험을 즐길 수 있는 파리의 작은 진주,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Musée Marmottan Monet)을 소개한다.



모네(1840년~1926년)의 작품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이 모네가 43년간 살았던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위치한 모네의 집 그리고 쉽지 않은 이름이라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이다.(오랑주리 미술관도 강추). 물론 어느 정도 규모의 미술관이라면 모네의 작품 한점 정도는 다들 소장하고 있다. 마르모탕은 모네뿐만 아니라 고갱,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도 관람할 수 있다.



Oscar-Claude Monet(1840-1926)   출처 : Wikipedia


쥴 마르모탕과 아들 폴 마르모탕이 블로뉴 숲에 위치한 건물을 구입하고 프랑스 예술학회에 건물과 작품을 모두 기증하여 1934년에 개관한 미술관인데 특히 1966년 아버지 모네로부터 물려받은 둘째 아들 미셸 모네가 65점의 작품들을 예술 학회에 기증, 학회는 이 작품을 다시 마르모탕 미술관으로 보내면서 모네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으로 알려졌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출처 : marmottan.fr


한국에서 미술 애호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원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그리고 파리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인상주의 작품을 사랑한다면... 모네의 주요 작품인 '인상, 해돋이'는 반드시 이곳 마르모탕 미술관을 방문해야만 한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Impression, Soleil Levant"


프랑스 르 아브르는 북부지방의 항구 도시이다. 이곳은 필자의 여동생 가족이 거주하던 곳이라 일 년에 한두 번씩은 방문하여 지냈던 곳이다. 모네는 이곳에서 아주 역사적인 그림을 그리게 되는 것이 바로 ‘인상 해돋이’이다.



Impression, Soleil Levant, 1872   출처 : Wikipedia


이 그림은 인상주의 사조를 거론할 때 첫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으로 1874년 제1회 인상주의 화가들의 조촐한 전시회가 열렸을 때 전시된 이 그림을 보고 어떤 미술평론가가 비웃으며 ‘그냥 해 돋는 모습의 인상만 있군…’(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대략 사물의 소묘는 어디 가고 흐릿한 인상만 남았느냐는 조롱. 이외에도 몇 가지 설이 있지만)에서 그들의 사조 이름이 정해진 것이다. 인상주의(impressionism)... 결국 누가 정하고 그걸 인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인상주의라 불린다.


이 그림에서 모네는 일출 즈음 부지런한 어부들의 어장을 향한 출선과 멀리 보이는 공장들의 굴뚝 연기로 힘찬 하루의 시작을 표현하였는데 떠오르는 해의 붉은빛으로 바다, 배 공장 모두가 붉은빛으로 물들고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는 절대 느낄 수 없고 볼 수 없는 장면을 그려낸 것이다.


즉 이후에 거듭되는 연작 시리즈처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향연을 그려냈는데 그에게 세밀한 소묘는 관심밖의 일이었다. 이 그림의 역사적 중요성을 보면 당연히 오르세에 전시되어야 할 작품인데 마르모탕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꼭 기억하시길. 마르모탕에서는 단 1장의 그림은 외부로 반출이 절대 금지되어 있다. 어떤 그림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The Houses of Parliament"


보불 전쟁이 시작되자 징병을 피해 런던으로 피신하여 1년을 지낸 모네는 이후에도 수 차례 꽤 오랜 기간 템즈강의 풍경을 인상주의 화풍의 연작을 많이 그렸다. 런던에서 그린 연작 그림이 100점이 넘는다. 그는 다양한 풍경이나 사건에 관심을 갖지 않고 한 장소에서 빛의 향연으로 다른 인상을 만들어 내는 것에 몰입하였다.



The Houses of Parliament, 1905 in Musée Marmottan Monet   출처 : Wikipedia


런던 의사당의 경우도 상당히 많은 시리즈 연작이 있는데 특히 뉴욕 메트로폴리탄 소장 ‘런던 의사당‘ 그림은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서 주인공이 취미로 명화를 도둑질하려고 계속 그 앞에서 숙고하는 장면과 훔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화면에 등장하기도 했는데 모네는 1899년에서 1901년 사이 런던 테임즈강에서 여러 가지 풍경을 비슷한 기법과 색상으로 그렸었다. 대략 100여 장의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The Houses of Parliament(Effect of Fog), 1903-1904 in Metropolitan Museum of Art   출처 : Wikipedia


영화에서 큰 관심을 받게 된 런던 의사당 그림은 뉴욕의 MET(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의 애칭) 외에도 총 19장의 다른 색조와 다른 인상의 그림이 존재하는데 개인 소장 작품을 제외하고도 전 세계 18개 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Water Lilies"


수련 시리즈는 모네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작업했다. 그는 1890년에 지베르니에 자신의 집을 구입하여 정원을 만들고 연못에서 키우던 수련을 계속 그렸는데 약 250여 점의 수련화가 전 세계 미술관에 있고 그중 뉴욕의 MoMA나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연작의 수련화도 40여 점이나 된다.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과 연못   출처 : Wikipedia


특히 정원을 만드는데 커다란 노력과 정성을 들였던 그는 정원에 일본식 작은 돌다리까지 만들고 수많은 수련 연못 위 다리를 그리기도 하였다. 자신이 연못이라는 대상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계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Water Lilies(Nymphéas), 1915 in Musée Marmottan Monet 출처 : Wikipedia

생의 마지막 20년간 정원과 연못에서만 작품 생활을 하였다. 지베르니로 이주하기 전 모네는 많은 시간을 주로 센강이나 런던의 템즈강에서 물에 반사되는 빛의 향연에 매료되어 주로 센강 주변에서 집을 구해 이사를 다녔다고 한다.


오랑주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



오랑주리 미술관   출처 : musee-orangerie.fr


파리 콩코드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 오랑주리 미술관. 이름이 외국인들에게는 꽤 생소할 수 있는데 이곳이 1852년부터 파리 튈르리 공원 안에 지어진 오렌지 나무를 키우는 온실이었다. 불어로 오렌지는 오랑쥬라고 발음을 한다. 이곳은 결국 앞에 이야기한 모네의 수련 그림 전시실이 가장 유명하고 수련 그림 8점이 가장 하이라이트인 것은 확실하다.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모네의 수련   출처 : musee-orangerie.fr


1층 전시실은 거대한 수련 그림을 가장 잘 볼 수 있도록 타원형의 CF촬영장처럼 설계되어 있다. 물론 마르모땅처럼 모네 그림 이외에도 피카소나 르누아르, 세잔, 앙리 루소, 마티스, 모딜리아니 등 인상주의화가 위주(물론 인상주의계열이 아닌 화가들의 작품도 다수 있다)의 작품 구성이 되어 있는 미술관이다.


왜 파리에는 오르세에도 마르모땅에도 오랑주리에도 모네의 그림들이 가득한 것일까. 인상주의 화가는 많이 있었지만 인상주의 화가로 사망한 사람은 모네 한 사람일 것이다. 수많은 화가들이 인상주의에서 후기 인상주의로 혹은 새로운 사조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모네는 처음부터 사망할 때까지 빛과의 씨름으로 일관했던 진정한 단 한 명의 인상주의 화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모네에 대하여 공부를 해 보시고 전 세계 미술관에서 모네의 시리즈들 중 몇 개를 직접 보게 될지 카운트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람 방법이 될 것이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오랑주리 미술관 모네 수련 가상 투어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소개 영상




강두필 교수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했다. Paris 소재 CLAP35 Production 대표 감독(CF, Documentary)이며, 저서로는 좋은 광고의 10가지 원칙(시공아트), 아빠와 떠나는 유럽 미술여행(아트북스), 모두가 그녀를 따라 한다(다산북스),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다산북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인의 CF 감독(살림출판사) 등이 있다. 전 세계 미술관 꼼꼼하게 찾아다니기와 매일의 일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고 편집해 두는 것이 취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