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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게티 센터(Getty Center)
미국 LA는 미국에서 2번째로 큰 도시답게 많은 박물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는 미국 부호의 기부에 의해 설립 및 운영이 되어 입장료가 무료인 곳들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게티 센터(Getty Center)도 무료로 대중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 다양한 미술 작품, 인상적인 건축물, 식물이 우거진 정원, 화려한 도시 전경 등으로 유명한 게티 센터를 소개한다.
게티박물관 사진 미국 LA에 위치한 게티 연구소, 게티 보존과학 연구소, 게티 재단, 해롤드 M. 윌리엄스 오디토리엄, 폴 게티 신탁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타운 같은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1974년에 세계 최고의 건축가 중 한 명인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의 설계로 대중에게 개관되었다.
악명높은 자린고비, 설립자 폴 게티
1944년 진 폴 게티의 모습 출처 : Wikipedia
게티 센터는 20세기 초반의 미국의 석유 사업가인 J. 폴 게티(Jean. Paul Getty)의 컬렉션에서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석유 임차권 매매로 사업을 시작하였고 오래지 않아 그의 사업 수완은 발전하여 사우디아라비아와 거래로 60년간의 석유 채굴권을 사들여 상상을 초래하는 부를 쌓아 올렸다. 그는 5번의 결혼과 이혼, 재혼을 거듭하였고 엄청난 자린고비로 집에서 손님들이 돈을 내고 전화를 사용하게 공중전화를 마련해 두었다는 이야기는 거의 신화에 가깝다.
게티 뮤지엄(Getty Museum)과 게티 빌라(Getty Villa) 출처 : getty.edu/museum
그는 1953년에 게티 뮤지엄(J. Paul Getty Museum)을 먼저 개관하고 그는 계속 예술작품을 수집해 나갔다. 게티는 특히 고대 그리스와 로마,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1974년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물을 거의 토지 빼고 모두 사들이고 이탈리아 헤르큘라네움의 파피루스 저택을 재현하여 게티 빌라를 짓고 일반에게 공개하였는데 2년 뒤 1976년 폴 게티는 사망한다.
이탈리아에서 게티 3세가 납치 유괴된 사건이 유명한데 몸값을 요구하는 범인들에게 전혀 대응하지 않아서 결국 손주의 한쪽 귀가 우편으로 받아서 보게 된다. 이후에도 몸값으로 범인들과 합의를 보지 못하다가 아주 깎고 깎아서 합의를 보고 일부(이 금액은 자신이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까지만)를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금액은 아들에게 돈을 꾸어주고 금융권 이자를 받았다는 신화를 뛰어넘는 이야기도 있다.
게티 3세 유괴 사건을 그린 영화 '올 더 머니' 출처 : 네이버 영화
결국 5개월 후 풀려난 게티 3세는 고문과 납치 후유증으로 마약 중독에 빠져 2011년 54세의 이른 나이에 뇌졸중으로 사망하게 된다. 사건 이후 폴 게티 가문은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법적인 분쟁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그토록 구두쇠로 일관된 삶을 살던 게티는 정작 자신의 전 재산을 유산으로 물려주지 않고 신탁에 넘겨서 결국 거대한 게티 미술관과 게티센터를 세우고 사람들에게 무료로 예술품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였다는 또 다른 신기한 모습이 존재한다. 게티 센터와 게티 빌라 모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심지어 게티 센터는 차를 주차장에 파킹하고 산 정상 미술관을 오르기 위하여 트램을 5분 정도 타야 하는데 심지어 트램도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다.
단, 게티 센터나 빌라 모두 주차비는 있다. 대략 20불 정도는 각각 지불해야 한다. 특히 게티 빌라의 경우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날짜와 시간을 지정받고 그 시간에만 방문이 가능하니 그냥 무턱대고 바로 주차장에 들어서지 마시기를…
헨리 무어(Henry Moore) "Bronze Form"과 "Draped Reclining Mother and Baby"
Bronze Form Cast 4(위, 1985) Draped Reclining Mother and Baby(아래, 1983) 출처 : Getty.edu
현대 유럽 조각의 1급 주요인물이라고 할 헨리 무어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 Bronze Form이라고 명명된 작품들이 시리즈 번호로 6개가 존재하는 데 그중 Cast 4와 Draped Reclining Mother and Baby가 The Fran and Ray Stark Sculpture Garden에 전시되어 있다.
헨리 무어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유럽의 수많은 미술관의 입구 부분에서 작품들을 익히 보아왔을 것이다. 만약 한 장소에서 수많은 헨리 무어의 작품을 관람하기 바란다면 캐나다 토론토 AGO에 방문을 권한다. 그곳에 헨리 무어의 전시실이 별도로 개설되어 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아이리스(Irises)"
반 고흐의 붓꽃 '아이리스' 출처 : Wikipedia
반 고흐가 고갱과의 단절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이상현상을 겪으며 귀를 자르는 등 불안한 양상(좋게 말해서)을 보이자 당시 거주하던 프랑스 남부 아를(Arles)의 주민들은 불안해서 시 당국에 이 미친 화가를 정신병원에 감금해 달라고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고흐 역시 자신의 상태가 감당하기 어려움을 자각하고 스스로 인근의 쌩 레미 정신병원에 화구를 챙겨서 입원 수속을 밟는다.
이후 병원에서 1년 정도 요양생활을 하며 그려낸 작품 수가 약 150여 점에 이른다. 이때 입원 초창기에 병실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던 붓꽃 밭(우리나라에서는 창포꽃이라고 부른다.)을 보며 평소 관심있던 일본풍의 검정 테두리를 인상적으로 사용한 작품이다. 이것이 그의 아이리스 연작의 첫 번째 시도였다.
이후 수도 없이 많이 그려보았던 아이리스 작품들은 암스테르담의 국립 미술관, 반 고흐 박물관 외에도 전 세계 대형 미술관에 한 점씩은 전시되어 있다. 물론 없는 곳도 상당히 많지만...
엘 그레코(El Greco) "십자가 위의 예수(Christ on the Cross)"
십자가 위의 예수를 감상 중인 작가
엘 그레코는 스페인의 국민화가로 불릴 정도로 스페인의 사랑을 받는 화가이지만 정작 그는 그리스의 크레타섬 출신으로 화가로서의 중요 인생과 말년을 스페인에서 보낸 화가이고 이름도 스페인어로 ‘그리스 사람’이라는 뜻이다.
본명은 도미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Δομήνικος Θεοτοκόπουλος)이다. 항상 자신의 그림에 본명을 서명으로 넣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어려운 이름보다는 엘 그레코라는 이름을 사랑한다.
Christ on the Cross(1600-1610) 출처 : getty.edu/art/collection
그는 매너리즘 사조의 대표주자로 여겨진다. 길쭉 길쭉한 인체 묘사와 강렬하고 인상적인 색채의 사용 등이 특징인데 게티 센터에 전시된 작품은 ‘십자가 위의 예수’이다. 거의 비슷한 그림이 루브르에 전시되어 있는데 등장인물의 숫자도 다르고, 제목도 ’두명의 경배자에게 추앙받는 십자가 위의 예수’이다. 그래도 비슷한 그림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중심의 예수 그리스도의 묘사가 너무 강렬하고 예수의 십자가 모습에 몰입하는 관객들의 집중력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게티센터 소개 영상
강두필 교수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했다. Paris 소재 CLAP35 Production 대표 감독(CF, Documentary)이며, 저서로는 좋은 광고의 10가지 원칙(시공아트), 아빠와 떠나는 유럽 미술여행(아트북스), 모두가 그녀를 따라 한다(다산북스),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다산북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인의 CF 감독(살림출판사) 등이 있다. 전 세계 미술관 꼼꼼하게 찾아다니기와 매일의 일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고 편집해 두는 것이 취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