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크리스털 브리지 뮤지엄 (Crystal Bridges Museum of American Art)

월마트의 상속녀인 앨리스 월튼이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에 설립한 크리스털 브리지 뮤지엄은 오자크 산자락의 넓은 숲과 물, 멋진 건축물에 여러 작품들이 어우러져 찾아온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증축 공사가 한창이니 더 멋진 공간이 될 것 같다. 

멋진 건축물로 더 많이 알려진 곳

미국인들도 이 미술관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긴 많은 한국 사람들도 필자가 사는 포항의 POMA(포항시립미술관)가 얼마나 멋진 작품들과 환상적인 공간 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2011년 11월 개관한 미국 아칸소주(State of Arkansas)의 밴튼빌에 위치한 크리스털 브리지 미술관(Crystal Bridges Museum of American Art)은 정말 많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 한번 방문한 사람은 반드시 재방문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미술관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포즈를 취한 강두필 교수

원래 아칸소주는 미국을 여행하는 방문객들에겐 짐을 풀고 여행 다닐 확률 Zero에 가까운 곳이었다. 아칸소는 전임 대통령 빌 클린턴의 고향이며, 1957년 주도인 리틀록의 센트럴 고등학교 인종 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주방위군과 연방군을 투입한 사례로만 잘 알려져 있었다.

아칸소에서 시작한 미국 유통의 최대 기업 월마트(Wal-Mart)의 창업자 샘 월튼의 딸 앨리스 월튼(Alice Walton)은 바로 이곳 아칸소 밴튼빌에서 미술관을 설립하였다. 그녀는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품들을 무료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크리스털 브리지 미술관은 아무리 자료를 찾아보아도 web상에선 별로 보이지 않는데, 의외로 높은 건축학적 가치로 많은 건축 전공자들의 연구들은 눈에 띈다.

미술관에서 포즈를 취한 설립자 앨리스 월튼       출처: crystalbridges.org

앨리스 월튼은 2022년 발표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여성 2위로 발표된 바 있다. 그녀의 보유 재산은 65조 원이라고 한다. 그녀가 이 미술관에 최선을 다해 투자하고 이렇게 멋지게 발전시킨 것에 이 지역 주민들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이 미술관의 구조는 두 개의 언덕 사이 호수를 둘러싸고 2개의 크리스털(물론 나무 재료도 사용되었지만)다리가 놓여 있는데 이중 큰 브리지에는 아름다운 레스토랑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직접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루이 브르주아 (Louise Bourgeois), Maman

이름만 보면 루이 부르주아는 상당히 정치색을 띤 정치가나 투쟁가로 보이지만 그녀는 1911년 탄생해서 2010년 사망한 프랑스 출생의 화가이며 조각가이다. 그녀의 활동 무대는 거의 미국이었다. 그녀는 80세가 되도록 예술가로서의 큰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스케치에서만 존재하던 기묘하고 거대한 거미 조각 Maman이 발표되면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의 영어 가정교사가 아빠와 불륜을 일으키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엄마를 모욕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평생을 아빠를 증오하며 그 감정을 작품 속에 투영하였다. 스페인 독감에 걸려 우울증까지 겹쳤던 그녀의 엄마는 자녀들과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숨 죽이며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 만을 바랬던 것이다.

크리스탈 브릿지 뮤지엄에 전시된 Maman   출처 :  crystalbridges.org

길고 가는 다리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거미는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배 쪽 자궁 안에 몇 개의 대리석으로 된 알들을 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거미는 자신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앙상하고 긴 다리를 이용해 부지런히 도망 다니며 알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조형물은 런던의 테이트 모던의 가장 중요한 장소인 터바인 홀(7층 높이)의 개막 1호 전시물로 선정이 되었다. 지금은 터바인 홀에서 테이트 모던 광장으로 전시 장소가 옮겨졌다.

현재 전 세계의 6개국에 Maman 이 전시되어 있다. 미국의 크리스털 브리지, 캐나다 온타리오 국립 미술관, 스페인 빌바오 미술관, 일본 롯본기 힐즈, 쿠바의 하바나 현대 박물관 한국의 리움 미술관(현재는 호암 미술관으로 이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버크민스터 풀러의 Fly's Eye Dome

20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미국의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1895-1983)의 파리 눈 돔(Fly's Eye Dome)이 크리스털 브리지 미술관에 설치되어 있다. 풀러는 지오데식 돔을 디자인하여 그의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였다.

R. Buckminster Fuller(1895 - 1983), Fly's Eye Dome, 1961     출처 : crystalbridges.org

그는 수많은 도전과 관심 속에 많은 발명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내 놓았는데 특히 1970년대에 이미 인간 사회가 태양열,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 주로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풀러의 건축 정신과 에너지 소모에 대한 글을 약간만 읽어보아도 그가 얼마나 선각자였는지 알 수 있다.

미술관 앞에 전시된 버크 민스터 풀러의 Fly's Eye Dome    출처 : crystalbridges.org

비록 그는 사망했지만 앞으로도 그의 생각들이 하나 둘 실현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곳 미술관에 전시된 ‘파리눈 돔’은 미국 마이애미 디자인 스트릭트에 같은 형태의 소형 구조가 전시되어 있는데 크리스탈 브릿지의 파리눈 돔은 거대한 대형 구조물로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마크 로스코 (Mark Rothko)의 레드

러시아 출신의 유태인 마크 로스코(1903-1970)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이주하여 살게 된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유대인(그것도 러시아 말을 하는)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해왔다. 그는 항상 외로움과 불안감 속에서 작업을 해왔는데 본인은 그 감정들이 자신의 예술의 원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정치나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갖고 예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였으나 2년 만에 관심을 잃고 포기한 후 자퇴한다. 그 후 뉴욕에 안착하여 예술 작업에 몰두하게 되었다.

크리스털 브리지 뮤지엄에 전시된 작품 [RED]       출처 : 작가 본인 제공 

그의 색면화들은 항상 이름이 없고 번호로만 구분이 되는데 사람들은 번호보다는 색깔로 부르기를 훨씬 즐겨한다. 이곳의 작품은 [RED}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로스코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은 미국 휴스톤의 ‘로스코 채플’과 워싱턴 DC의 필립스 컬렉션의 ‘마크 로스코 방’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로스코 채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10-20분 내에 울음을 터뜨린다고 들어서 실제로 그런가? 한참을 관찰해 본 경험이 있는데 단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 시간대에 입장한 사람들이 좀 유별난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다. 나를 포함해서.

강두필 교수가 제공해 준 박물관 다른 작품들의 모습

George Segal [Depression Bread Line] 앞에 선 강두필 교수

Evan Perry "Old Self: Potrait of the Artist as He Will (Not) Be"

공식 홈페이지 바로 가기 

https://crystalbridges.org/

크리스탈 뮤지엄 공식 유튜브   

VR로 떠나는 허드슨 강 계곡 풍경 속으로의 여행,  #KindredSpirits  Asher B. Durand

Spotlight Talk: Robert Rubin on the Fly’s Eye D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