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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피플스토리
가장 연약한 자들을 위하여, 이지선 원장 이야기
지난 25년간 가장 연약한 자들을 위한 가장 좋은 병원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는 이지선 원장에게 에덴낙원은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하늘을 바라보는 곳, 우리 내면의 깊은 동산에서 언제나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나 함께 거니는 곳, 죽음의 끝에서 생명이 이어지고 이별의 슬픔 끝에서 소망이 발견되는 곳, 언젠가 맞이할 영원한 안식 앞에서 지금 우리의 삶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Q : 에덴낙원을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수소망교회 권사이신 저희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에덴낙원이 시작될 때부터 많은 관심이 있으셨고 함께 기도해오셨어요. 그리고 건축과 조성이 완료된 후 바로 봉안당에 어머니의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지요.
Q : 에덴에 처음 방문하셨을 때 느낌과 인상적이셨던 부분이 있으셨는지요?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처음 느끼는 아주 독특한 느낌이었어요. 삶과 죽음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곳, 하늘과 땅이 연결되는 곳, 그래서 이별의 슬픔과 아픔이 있지만 하늘로부터 오는 위로와 평안을 누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가든이 사람의 손에 의해 다듬어진 인위적인 느낌이 아니라 그냥 하나님이 가꾸신 정원 같은 기분이랄까요.. 너무 아름다워요. 정말 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에덴 동산은 어떤 곳이었을까? 그리고 천국은 어떤 곳일까 그런 상상이 드는 곳입니다.
예배당, 봉안당, 정원 모두 인상적인데 특별히 예수님의 기도하는 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고인의 골분을 뿌릴 때 예수님의 손을 통해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은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께서 우리 영혼을 보호하셔서 소중하게 하나님께 바쳐드리는 듯한 조각 속에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Q : 아버님을 이장(유품 안치식)으로 에덴에 모셨는데 이러한 결정과 진행과정에서 특별한 감회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 아버지는 1986년 제가 고3 때 돌아가셨어요. 처음에 가족 선산에 모셨고 소망교회 곤지암 소망수양관이 생기고 나서 ‘성도의 묘’ 앞에 뿌려드렸어요. 어머니를 위해서는 에덴낙원에 미리 자리를 마련하면서 어머니가 주님 품에 안기실 때 아버지와 한 곳에 뿌려드리지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해 가족들과 의논을 했어요. 후에 두 분 영혼이 천국에서 함께 계실 텐데 저희들이 부모님을 찾아 뵙고 추억할 때 한 곳에서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올해 아버지 36주년 추도예배 때 유품 안치식으로 에덴낙원에 모시며 함께 예배 드렸어요. 온 가족이 함께 예배 드리며 아버지 성경책을 봉안당에 안치할 때 에덴낙원의 따스한 기운에 마음이 참 평온하고 감사했습니다.
Q : 부모님께로부터 물려받으신 신앙을 잘 이어가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가장 소중한 유산은 믿음이지요. 지금 부모님의 모든 자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믿음의 삶을 살고 있고, 온 가족이 모여 예배드릴 수 있고, 서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의 유산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합니다.
어머니는 저희에게 믿음을 삶으로 보여주신 분입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늦게까지 일하시며 피곤하신 중에도 항상 교회를 섬기셨어요. 학생부 교사를 하시고,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을 도우시고, 믿음이 없는 분들을 전도하시고 예배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향한 어머니의 열심과 충성은 참 대단하셨어요. 그리고 언제나 주님 안에서 참된 소망을 누리는 법을 알려주셨어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는 어머니의 신앙은 주님께서 항상 우리를 도우시며 우리의 참된 공급자가 되신다는 믿음을 갖게 하였습니다.
저도 부모님으로부터 예배의 의미를 배웠기에 주일에는 공부나 다른 어느 것보다도 예배와 봉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의대 시절 6년간 장애아동 부서인 소망부 교사로 섬기며 그 영향으로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장애아동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Q : 재활병원이 생소하던 1998년 시작부터 원장을 맡으시는 현재까지 함께하고 계신데 일반적인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이 아닌 재활병원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진제공 : 서울재활병원
Q :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사회 구성원 우리 모두가 재활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원장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초고령사회에서 재활은 필수의료입니다. 현재 장애인의 50% 이상이 65세 이상인 노인입니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재활의료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병변 재활뿐 아니라 낙상 및 골절 후 재활, 관절 수술 후 재활, 심장 재활, 암 재활, 통증 재활,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후 재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예방적 운동 등 노인기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환에서 재활이 필요하기에 사회 구성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노인이 되어 여러 질병으로 인해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때 낯선 타지에 있는 시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지원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시스템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익숙하고 편안하고 지인들의 공동체가 있는 내가 살던 동네에서 존엄을 지키며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지원주택을 포함하여 지역사회 내 통합 돌봄체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재활은 이러한 시스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이제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재활시스템이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병과 죽음, 장애와 약함이 우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문제가 우리 삶에 찾아와도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존귀한 것이기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초고령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는데 교회가 사회에 솔루션을 줄 수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에 속한 어르신들은 서로 연락하고 서로를 챙기고 돌봅니다. 그리고 다양한 세대가 서로 교류합니다. 교회가 지역에 있는 독거 어르신들을 지속적으로 초청하며 그들을 섬기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분들을 기쁘게 맞아들일 때 그들이 복음 안에 있는 소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많은 지역 교회들이 연합하여 초고령사회를 준비하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때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Compassion Community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 공공성, 사회복지, 사회인식 개선 등 서울재활병원을 생각하면 지역사회와 함께 어우러지고자 노력하는 인상이 강합니다.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재활병원의 역할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A : 저희 병원은 영유아 장애아동부터 장애청소년, 성인, 노인까지 전 생애 주기의 환자분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재활은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이고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복귀하는 통로입니다. 장애가 발생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병원에서의 재활이 끝이 아닙니다. 저희 병원은 환자들의 실제 삶의 터전인 가정과 사회, 학교에 다시 복귀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현장과 연결된 재활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장애아동의 경우는 생애주기에 따라 평생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장애아동 재활뿐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을 뛰어야 하는 가족들의 심리 정서 지원 체계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는 많은 도전을 해야 하고 끊임없는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저희 병원은 우리에게 오는 환자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결하고자 고민하며 우리나라 재활에 새로운 시스템(소아낮병동, 장애청소년통합관리시스템, 지역사회재활협의체 모델)을 만들고 공유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모 법인이 선교사님이 세우신 기관이기 때문에 사랑의 빚을 갚고자 우즈베키스탄, 짐바브웨 등에 소아재활센터를 만드는 일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몇 명의 탁월한 의료인에 의한 서비스가 아닌,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탁월한 의료공동체로서의 병원과 조직 문화를 이루어 장애인들과 이 사회에 소중한 유산이 되는 병원,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는 병원이 되어가는 것이 저희 병원의 목표입니다.
Q : 서울재활병원 원장 외에도 다른 곳에서도 귀하신 섬김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사단법인 선양하나에서 이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선양하나는 의료, 교육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북녘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국제 NGO입니다. 평양의학대학 척추 및 소아행동발달장애치료 연구소(어린이재활병원 역할)와 북한 12개 지방 소아병원에 뇌성마비 재활치료실을 구축하는 등 장애어린이를 위한 의료시스템을 만들고 북한 탁아소 및 유치원 지원사업, 겨울 신발 기증사업 등을 하는 NGO입니다. 이곳에 이사로 섬겨오면서 2019년에는 중국 상해에서 평양 의료진들을 초대하여 뇌성마비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지속적으로 전문가 양성을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Q : 원장님의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에덴가족과 나눌 기도제목도 말씀해주세요.
2014년경 기도 중에 “장애인들을 위해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 능력의 통로가 되는 새 병원을 건립하라”는 비전을 받아 새 병원 건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해 전문성과 공공성, 환자 경험에서 탁월한 재활병원을 새로 건립하는 일에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모여 새 병원 건립을 기획하고 모금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통일을 위한 기도모임에 참석하여 기도하던 중 “남북의 장애인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만들라”는 주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기도 모임을 만들고 지금까지 귀한 기도 동역자들과 새 병원 건립과 북녘 땅의 장애인과 재활을 위해 함께 기도해오고 있습니다. 에덴낙원의 오지은 실장님도 함께 참여해오셔서 에덴낙원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 오고 있습니다.
새 병원의 목표는 장애아동들을 위해서는 생애 초기의 첫 3년을 보내는 병원 환경의 혁신적인 변화, 장애 청소년의 경우 가정, 학교 현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협력적 건강관리 체계 구축, 성인의 경우 지역사회와 강하게 연결된 사회 복귀 시스템 구축, 그리고 남북협력과 국제협력 파트가 강화된 병원이 되는 것입니다. 땅도 없고 물질도 없이 주님 주신 비전만으로 시작된 새 병원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던 지난 수년간의 기간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여정 속에서 은혜로 우리를 인도해 주셔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게 해 주셨습니다. 새 병원이 속히 세워져서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의 통로요, 성령님의 임재와 치유가 있는 병원으로 주님께 귀히 사용되는 도구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서울재활병원과 병원장인 제가 장애인을 섬기는 병원 사역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이 얼마나 선하시고 좋으신 분인지 알리는 우리의 부르심“의 길을 기쁨으로 순종해갈 수 있도록, 새 병원 건립의 과정에 동역자들을 보내주시도록, 새 병원의 완성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 목적이 온전히 성취되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덴낙원은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하늘을 바라보는 곳, 우리 내면의 깊은 동산에서 언제나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나 함께 거니는 곳, 죽음의 끝에서 생명이 이어지고 이별의 슬픔 끝에서 소망이 발견되는 곳, 언젠가 맞이할 영원한 안식 앞에서 지금 우리의 삶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곳입니다. 에덴낙원으로 연결된 에덴 가족 여러분,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기 속에서도 우리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오늘도 기쁨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옮기시는 복된 가을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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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원장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8년 서울재활병원 창립멤버로 근무하기 시작 2013년부터 병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한국장애인재활병의원협회 사무총장,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이사, 북한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국제 NGO (사)선양하나 이사를 맡고 있으며 2015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2017년 보건복지부 기관상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한국 아쇼카 펠로우로 선정 되었다.